임종윤 한국바이오협회 이사장(한미약품 사장)이 지난달 28일 오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7회 MTN 제약바이오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자료= 머니투데이방송)
국내에서 제대로 된 신약이 나오려면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 아래 산·학·연·관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신약 클러스터 조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임종윤 한국바이오협회 이사장(한미약품 사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경련회관에서 열린 '제7회 MTN 제약바이오포럼'에서 이 같이 밝혔다.이날 포럼에서 임 이사장은 '엔데믹 시대를 맞아 K-바이오'가 나아갈 길'에 대한 주제로 새 정부의 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방향을 제언했다.임 이사장은 국내 바이오 산업의 현주소를 언급하며 ▲정부의 지원 역량 분산 ▲글로벌 임상 경험 부족 ▲산·학·연·관 유기적 협력 부족 등을 꼽았다.특히 정부의 지원 역량 분산과 관련해서는 이번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투입된 한국과 미국 정부의 지원 규모만 비교해 봐도 차이가 확연하다.
보건복지부와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0~2021년 사이 코로나19 백신 지원 예산은 한국이 1,177억원, 미국은 21조원으로, 약 18배 가량 차이났다.임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선진국 대비 40분의 1 정도의 인력과 100분의 1 정도 밖에 안 되는 물적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며 "이 정도의 재원으로는 잠재력 있는 의과학자의 양성이 매우 힘들며, 이는 의과학의 지적, 인적 자원의 고갈로 연결돼 국내 바이오 산업은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그는 백신 주권화와 K-바이오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전략적 지원 정책을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임 이사장은 "지역 특성화에 맞는 대학, 의료산업 과학화의 중심인 신약 클러스터 등 정치와 무관한 공익성에 초점을 맞춘 정책들이 절실하다"며 "총리 이상의 결정권자인 대통령으로부터 톱다운(Top-down) 방식의 의료개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실제로 임 이사장은 교육부터 연구, 임상, 생산까지 전 과정에 이르는 바이오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고 있다.올해 상반기 내 부지 매입을 시작으로 비영리 공익연구재단인 'K허브 사이언스 파크(KHUB)'를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에 조성할 예정이다.KHUB는 백신과 진단기기의 원료 등 공공재 확보에 필요한 인력 양성과 연구 생산 시설을 갖춘 곳이다. 백신 선진국인 영국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영국 대학·바이오 기업과 산학 연계도 추진한다.
임 이사장은 "아직은 낮은 세제상 혜택 등으로 재검점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KHUB 구축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이어 "의료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 뿐만 아니라 고용의 양적 질적 수준을 감안할 때, 이는 저성장에 신음하는 대한민국 경제에 마중물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석지헌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